*철학의 허전함, 접경지역 시장.군수 협의회 발족식 현장.*
“시장, 군수 협의회 발족식인데 시의원들이 굳이 가야할 필요가 있나요?”
“그래도 김포의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4월 28일 프레스 센터에서 ‘접경지역 시장, 군수 협의회 발족식’이 있었습니다. ‘시장. 군수 협의회 발족식’이라 굳이 참석 안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집행부의 거듭된 연락에 결국 행사장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행사장으로 향하면서 ‘접경지역’이라는 말이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단어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경계선에 접한 지역’이라는 원뜻이 있지만 한반도에서는 휴선전과 맞닿아 있는 행정구역 단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광역단위로는 인천시, 경기도 , 강원도가 될 것이고 기초단위로는 이에 속해있는 10개 시.군을 일컫는 말입니다. 인천시에는 옹진군과 강화군, 경기도에서는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강원도에서는 철원군, 양구군, 화천군, 인제군, 고성군등이 여기에 속해있습니다. 이 일대의 인구가 65만이라고 하니 김포와 파주의 인구가 3분의 2를 넘어서는 듯 합니다.
‘철학의 빈곤함!’
처음 가보는 프레스센타 8층 홀에서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발족식을 보고 나오면서 느낀 소감이었습니다. 10개 시군 단체장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하여 국회의원도 여러명 참여하였지만 행사내내 마음속에 밀려오는 허전함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군사지역으로 묶여있다보니 야기되는 각종 개발행위 제한에 대한 규제완화와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공동협력의 필요성이 협의체 구성의 취지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행사 주최측이나 내빈들의 축사도 여기에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행사도중 무언가 2%가 빠져있는 듯한 허전함의 실체가 무엇이었을까?’
식사시간에 옆에 앉아있던 김포시 자문위원 한 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의문이 풀리는 듯 했습니다. 비무장지대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주체에 대한 파트너쉽 관점이 없다보니 마주칠 손뼉이 없는 데서 느껴지는 허전함이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남북화해와 통일에 대한 가치철학의 빈곤함이 접경지역이 안고있는 제반 문제를 자꾸 테크닉위주의 사고로 몰고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통일문제와 결합이 없는 접경지역 현안접근은 그야말로 나침반없이 항해하는 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통일과 평화에 대해서라면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성과를 무시할 수 없을텐데, 특히나 작년 10.4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강하구및 서해협력 평화지대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텐데, 행사장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애당초 한나라당 소속의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중앙부처장들의 모임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기대였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현재 이명박 정부가 안고있는 딜레마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기존 참여정부의 통일정책을 계승하기는 싫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비전을 내놓을 능력은 없고, 미국의 눈치를 봐야하면서도 남북문제의 한 당사자로서의 위상을 세우고도 싶고, 그러면서도 보수세력의 눈치를 안볼수도 없고.........
냉탕과 온탕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뚜렷한 통일정책을 내놓지 못하다 5년임기를 마무리 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함이 밀려왔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올 수있는 원론적 이야기를 설명하다 시간에 쫓겨 마무리한 주제발표자나 변변한 동영상 자료나 화면하나 없이 준비된 원고를 읽어내려가기에 급급했던 주최측의 무미건조한 행사진행 또한 많은 답답함을 안겨주었습니다.
‘난 올해안에 평양에 가고 말거야.’라며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외쳤던 문익환 목사님의 통일에 대한 상상력이 아쉬운 자리였습니다. 아직도 통일에 대한 갈길은 여전히 멀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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