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공교육, 사교육 경계선은 무너지고 마는가-풍무고 사태를 바라보며

김포대두 정왕룡 2008. 5. 9. 00:26
 

*공교육, 사교육 경계선은 무너지고 마는가*-풍무고 사태를 바라보며


지난 5월 6일 김포시에서는 제법 큰 규모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경실련 주도로 수백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서 최근 중앙방송에 보도된 풍무고 방과후 학교 비리의혹설에 대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였습니다. 풍무고에서는 그간 전교 60위권의 학생들을 따로 모아놓고 50만원의 수강료를 별도로 징수한 다음 학원강사를 초빙하여 특별수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강사와 학교간에 리베이트성 금품이 오갔다는 내용이 방송보도를 통해 나간 것입니다.


한편 집회다음날 풍무고 학교운영위에서는 이를 역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학교자율화 수업 강행으로 시장확보에 위협을 느낀 학원 연합회 관계자들이 시민단체의 이름을 빌려 학교를 뒤흔들고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방송보도 내용도 불확실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앞서나갔다고 학교측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경실련측에서는 현 이명박 정부의 4.15 교육 자율화조치의 부당함을 이와 연관시켜 비판하고 있는 반면 학교 운영위측에서는 수사및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차분하게 그 결과를 지켜보기보다 지나치게 사안을 확대시켜가며 선전 선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상대방을 맞비판하고 있습니다.


해당지역 시의원이긴 하지만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이 이원화되어 있는 구조속에서 이 문제에 대해 관여하기도 매우 애매한데다가 많은 생각이 교차되어 마음이 복잡한 게 사실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사안이 해당 학원강사와 학교간에 금품수수건에 대한 사실진위 여부쪽으로 공방의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본질적 접근에 대한 기회를 놓친 채 학교측과 시민단체 사이에 감정적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안에까지 학원강사들이 와서 수업을 한다면 그럼 선생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고 학생들 앞에서 제대로 교사의 상을 확보할 수 있을까?’

‘마지막 남아있는 교사의 자존심마저 무너져버리는 이 사태에 대해 학교선생들은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하였을까?’

처음 이 사실을 들었을 때 제일먼저 떠오르는 생각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만 인근 김포고에서도 방학때마다 학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외부 학원강사를 초빙하여 강좌를 개설하여 왔다고 합니다.


아직 비평준화지역인 김포에서는 고등학교 입시경쟁이 치열합니다. 중학생이 되면 자식교육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들이 서울이나 일산으로 이사를 가곤합니다. 김포외고의 개교는 이런 점에서 엘리트 교육을 선호하는 학부모 학생들의 갈급증을 해소해주는 듯 했으나 얼마전에 전국을 뒤흔들었던 입시부정 사건으로 이미지는 곤두박질해있는 상황입니다.


전임 3기 김동식 시장은 ‘특목고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며 당선되었고 현 강경구 시장 또한 선거운동 당시 ‘교육문제로 인해 김포를 떠나는 시민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전임 3기 김동식 시장당시 시장이 주재한 토론회에 시민패널로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강남 따라잡기 방식으로 김포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결코 실마리는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발언하였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현재 풍무고 사태의 원인을 누가 물어본다면 ‘개교초기에 조급하게 명문고로 발돋음하려는 욕심이 무리수’를 불러왔고 이를 적절히 제어하여야 하는 평교사나 학교운영위가 견제역할을 못한데서 일차적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다 학부형들의 자녀들에 대한 명문대 진학욕구가 상승작용을 일으킨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비리의혹 사태는 감사및 수사결과를 지켜보면 될 것이나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차분히 시민적 공론의 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결국 공론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압축될 것입니다. 1.학교내에 학원강사 초빙수업의 적절성과 효과여부에 대한 근본적 검토. 2.학교운영위의 적절한 견제기능 확보여부 3. 교장의 학교운영에 대한 평교사들의 발언권 보장의 안정적 제도화등으로 집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현 이명박 정부에서 발표한 4.15 조치는 근본적으로 이 내용들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0교시 수업의 부활, 우열반 구분, 심야자율학습 전면허용에다가 교육자율화란 명분아래 시.도 교육감에게 대폭적 권한을 이양해버려 중앙정부가 갖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통제기능마저 보수적 교육관료들의 손에 넘겨줘 버리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교육철학마저 포기한 채 시장만능주의에 학교를 송두리째 넘겨줘 버리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의 끝이 어디일지 암울하기만 합니다.


중앙은 그렇다치더라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자그마한 불씨들을 이제부터라도 함께 모아서 모닥불을 지피는 작업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풍무고 사태가 김포외고 사태에 이어 김포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되돌아보게하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이번 풍무고 사태가 시간이 지나면서 묻혀져 버리거나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 김포 교육의 현실을 차분히 재조명해보며 해법을 진지하게 모색해보는 시민적 공론의 장으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