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줄의 글이라도 남기자...*
제 블로그에 그간 밀린 자료를 이리 저리 올리다 맨위의 ‘풀뿌리 일기’란을 클릭해보니 5월 19일 김포 1차 촛불 문화제 관련글을 올린 후 지금까지 멈추어져 있습니다. 근 보름 가까이 의정일기를 안 쓴 셈입니다.
많이 게을러진 제 자신을 반성해봅니다.
굳이 변명을 늘어놓자면 학생들을 빼놓고는 기성세대 거의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촛불의 폭발’에 저 역시 놀란 채 5월 하반기를 그냥 넉놓고 보냈다는 고백을 늘어놓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청계광장에 달려 나간 것도 아닙니다. 마음은 87년 6월의 거리처럼 한밤중에라도 달려나가고 싶지만 현실적 여건과 제반 일정이 김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안그래도 노트북을 끼고 사는데 이제는 어디에서나 오마이뉴스 티비를 들여다보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인터넷과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웃고 울고 분노하고 박수치는 저의 모습을 누가 보았다면 손가락을 허공에 빙빙 돌리며 고개를 갸우뚱했을지도 모릅니다.
주어진 일정과 민원을 소화하느라 몸은 여전히 정신없이 바빴지만 정신은 온통 청계광장에 집중되어 있었고 눈앞에는 촛불의 환영까지 보였습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 3차까지 진행된 김포지역 촛불 문화제는 그나마 나에게 존재감을 주는 유일한 매개고리였던 것 같습니다.
‘정치인 김포대두, 소시민 김포대두’
과연 어느게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말인지 헷갈리기만 했습니다.
누가 과연 지금 당신은 과연 누구인가? 라고 물어본다면 무슨 말을 할지 자문을 해봅니다.
지난 금요일, 쇠고기 고시가 강행된 다음날 김포시청 옥상에 올라가 대책위 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국가권력은 시민의 발아래 있음’을 상징하는 의미로 택한 기자회견 장소가 시청옥상이었습니다. 아마도 김포시 개청이래 옥상기자회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에다가 조중동 신문지 위에 ‘이명박, 조중동 OUT!'이라 써놓고 서있다가 회견 끝순서에 북북 찢어 허공에 날려버리는 퍼포먼스를 참가자들과 함께 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의회 사무실에 내려와 인터넷 동영상을 보다가 그만 책상에 엎드려 훌쩍 훌쩍 흐느끼고 말았습니다. 어느 것 하나 순탄하게 지나가는 것 없는 이 나라의 기막힌 역사와 현실앞에서 그냥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6월이 시작되는 첫날이었던 지난 일요일에는 학원수업을 마치고 양주에서 허겁지겁 달려와서 사우광장에 도착하였는데 나누리 봉사단의 ‘김포사랑 나눔축제’가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개최되어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소년 소녀 가장을 돕기위한 나누리 봉사단의 활동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촛불문화제 또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상호 존중차원에서 격조있고 품격있는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였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나누리 봉사단에 감사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함께 전합니다”
행사 시작전에 마이크를 잠시 잡고 나누리 봉사단쪽을 향해 발언했던 내용입니다.
3차 촛불 문화제는 1,2차에 비해 숫자도 많아지고 열기도 제법 후끈 거렸습니다.
가족단위의 참가자도 눈에 띠게 늘어났고 ‘생협’ 여성주부들도 피켓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매주 일요일 저녁엔 사우광장에 촛불이 켜지는 것이 하나의 주민문화로 자리잡을 조짐을 보입니다. ‘광우병’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는 제 좁은 소견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김포에서 켜지는 수십 수백개의 촛불이 이 나라의 희망을 여는데 자그맣지만 소중한 불씨들이 되리라 확신해봅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촛불이 나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력이 되어야지 나의 생활을 흐트러뜨려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는 부정적 작용이 되지 않도록 더욱 나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엄연히 제가 시의원인 이상 ‘세상이 뒤집어지더라도 지구는 돌아야 한다.’는 대명제처럼 시의원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한다면 저 역시 자기모순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출발점을 하루에 단 한줄이라도 의정일기 단상을 적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08년의 거리를 87년 방식으로 내달리기에는 현재 저의 환경과 처지가 많이 바뀌어있음을 냉철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그시절 그날들의 에너지가 내안에 넘치고 있음을 감사하면서 하루 하루 성실하게 밀고나가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87년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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