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양도초 사회과 시범수업현장에서 낭독한 편지

김포대두 정왕룡 2008. 10. 8. 04:46

양도초 6학년 학생 여러분.

저는 김포시 의회 의원이자 여러분들과 같은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이기도 합니다. 오늘 저를 초청해주셔서 짧은 시간이나마 서로 의견을 나누게 된 소중한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된 데 대해 선생님들과 학생 여러분들에게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사회수업 시간에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원래 '정치인' 이라는 직업이 말을 하는게 주된 업무인 터라 강의를 한다는게 그리 떨릴 것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다가올수록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금 편지를 쓰는 시간이 새벽 3시 17분입니다. 삼십분 전에 일어나 수업준비에 골몰하였지만 내용이 잘 잡히질 않았습니다. 이것 저것 고민하던 끝에 이러한 저의 어수선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여러분들에게 내보이고 싶었습니다. 그 방법으로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양도초 6학년 학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편지를 자주 쓰시나요? 이메일에 익숙하고 채팅과 문자에 친숙한 여러분들에게 연필깎이 기계 한번 사용해보지 못하고 자란 제가 편지를 쓰기로 결심하긴 했지만 막상 무엇을 써야할지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보았습니다.


편지는 마음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소통일 때 더욱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들과 오늘 짧은 만남을 통해 한조각 마음의 소통을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의 이 만남이 얼마안가 잊혀질수도 있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언젠가 자라서 먼훗날 추억의 타임캡슐을 꺼냈을 때 먼지쌓인 구석 한귀퉁이에서 빛바랜 사진한장에 오늘 이 시간의 기억이 담겨있다면 저는 매우 기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나오면서 동영상과 설문지를 준비하였습니다.

동영상은 제가 의정활동중 직접 찍은 내용들을 주간단위로 블로그에 올리던 것중 일부를 골라보았습니다. 시의원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구구절절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인 여러분들과 비주얼로 대화를 나누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간단한 설문내용도 준비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아까 거기에다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시의원이 하는 일, 여러분들의 꿈,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을 기입하였습니다. 설문내용을 쓰면서 첫째 둘째 내용은 그렇다 하더라도 왜 오늘 이 시간에 좋아하는 색깔을 써야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학생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오늘 제가 세 번째로 마련한 준비물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자 보세요. 제가 지금 갈아입은 옷 보이죠? 저는 오늘 여기에 오면서 여러분의 친구, 누리의 옷을 갖고 왔습니다. 누리의 여러 옷 중 이것을 갖고 와서 제가 입은 이유는 바로 이 보라색 색깔 때문입니다. 저는 보라색을 참 좋아합니다. 아까 작성한 설문내용을 보니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색깔은 참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등 원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왜 원색을 좋아하나요? 화려해서입니까? 아니면 눈에 잘 띠어서입니까?


원색은 발산하는 색깔입니다. 뿜어내는 색깔입니다. 뽐내는 색깔입니다. 튀는 색깔입니다. 여러분들은 자라오면서 부모님의 보호아래 꿈을 만들고 뿜어내고 화려하게 꾸미는데 익숙해져 왔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지금, 이제는 여러분 스스로가 자신의 꿈을 만들면서 자신들 스스로의 색깔을 찾아나서야 하는 때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보라색에 담긴 상징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보라색은 다양한 색깔들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특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빨강과 파랑을 함께 어우르는 색깔입니다. 보랏빛은 껴안는 색깔입니다. 내세우는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색깔입니다. 편을 가르는 색깔이 아니라 함께 손을 잡게하는 소통과 어우러짐의 색깔입니다. 화려함도 없습니다. 눈에 잘 띠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파랑이든 빨강이든 어떤 색깔에도 손을 내밉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보랏빛 꿈을 키우길 권합니다. 보랏빛 지혜를 갖길 원합니다. 친구들과 가족과 주변과 이웃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따뜻하게 웃음짓는 보랏빛의 넉넉함을 소유하길 부탁합니다.


아까 여러분들이 써주었던 꿈이 담긴 종이들을 함께 모아 저는 지금 보랏빛 스웨터안 제 가슴속에 집어넣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손길과 체취가 제 가슴 하나가득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이 자리는 제가 여러분들을 가르치러 온게 아니라 여러분들에게 한아름 선물을 받고 돌아가는 자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양도초 6학년 학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제가 자라던 때와 많이 다른 환경과 분위기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쩔수 없이 주어진 환경에 따라가야 했던, 그래서 꿈을 키우는게 아니라 꿈을 포기하면서 자라야 했던게 저를 비롯한 부모님 세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꿈을 키우는 세대입니다. 꿈을 선택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여러분들의 부모님은 여러분들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고 마련해주셨습니다. 여러분들 나름대로 고민과 스트레스도 많은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러분들이 원하고 노력한다면 그것을 뒷받침해 줄 의지와 능력이 있는게 부모님들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든든한 후원을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때 주변을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보랏빛 지혜를 한아름 품어 나누길 바랍니다.


이제 마쳐야 할 시간입니다.

시의원이란게 별게 아니면서도 별거입니다.

여러분들 오늘 집에 돌아가서 엄마 아빠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 그리고 머리큰 시의원이 와서 수업을 함께하고 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꼭 이 말씀을 드리기 바랍니다.


국민의 기본권 중 중요한 것중 하나가 '참정권'이란게 있다라고 배웠다고.

선거때 투표를 안하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 자기 권리를 포기한 행동이라고.

정치가 짜증나고 싫더라도 참여와 관심없이는 밝은 세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무엇보다도 엄마 아빠가 겪었던 짜증나는 정치를 자녀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않게 위해, 자녀들에게 희망찬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방편중의 하나가 선거때 기권하지 않고 , 참여와 관심으로 지역과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호소를 머리큰 시의원이 전해달라고 하더라는 말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