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공무원들은 행사동원용 단골대상인가.

김포대두 정왕룡 2008. 10. 15. 08:46

*공무원들은 행사동원용 단골대상인가.*


"왜 공무원들이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 까지 가서 시장님의 강연을 들어야 합니까? 정 필요한 내용이라면 시청에서 자리를 마련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10월 14일 추경2차 임시회 경제진흥과 보고순서 때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높아갔다.


"이 행사 주최는 분명히 한국 행정학회입니다. 시장님은 강연자로 초청되어 가는 자리고요. 강연료는 못받을 망정 왜 시비에서 7백만원의 비용이 지출되어야 하는 거지요? 그리고 왜 강연원고를 김포대 최준혁 교수가 써주어야 하는 겁니까? 시청에 강연자료를 만들어줄 인재가 그렇게 없습니까? 차라리 제가 써 드릴까요?"


"........."


자료를 보면 한국 행정학회에서 김포시에서 벌이고 있는 역점시책 사업인 '신경제 새마을 운동'의 성과에 대해 강경구 시장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토론을 하는 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성격이 불분명한 7백만원 비용이 사무관리비로 책정되어있다. 각부서에서 의무적으로 한명씩 공무원들을 참석시키도록 할당이 되어있다. 더욱 납득이 안가는 것은 강연회에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상시학습시간 1시간 30분'을 인정해준다고 표기되어 있다.


"조례를 만들거나 사업을 제안하면 공무원들은 업무의 하중을 호소하며 기피하곤 합니다. 이런 행사에 시시때때로 공무원들을 동원하니까 행정력의 낭비가 오는 것 아닙니까? 자리채우는 대상으로 공무원들이 전락해버릴때 당연히 시민행정 서비스의 질은 낮아지는 것은 뻔한데 이게 한두번인가요? 김포포럼 행사때도 동원되고 건설자재 전시관에도 전 공무원의 참석이 '반드시'란 문구까지 써가며 참석을 강제하면 누가 소신껏 시민대상으로 일하겠습니까?"


담당과장이 침묵하기에 경제생활국장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번 행사진행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것을 인정하며................."


"국장님 지금 '오해'라고 하셨습니까? 평소 시원시원하게 말씀하시는 국장님 답지 않으십니다.  '오해'가 아니라 '오류'입니다. 국장님 이 서류에 분명 결재사인 하셨죠? 이게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안하시고 사인하셨나요? 고위 공무원들이 너도나도 줄지어 결재싸인했다는 것은 시장실 주변에서 쓴소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정이 독단으로 흐를 때 이것을 제어할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데 고위공직자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발언 도중에 나도 모르게 격앙되어가는 목소리를 낮추려 무진 애를 썼다.

과장은 침묵하고 계장은 땀만 흘리며 초점이 안맞는 답변을 반복하고 국장은 '오해' 운운하며 본질을 회피하려하고.............


민선4기 후반기 들어 자꾸 이것저것 성과주의 전시성 사업이 남발되는 것을 우려하는 발언들이 의원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


수영팀 창단이 추진되고 야구장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심의가 올라오고 이 지역 저 지역에 수억에서 수십억 단위의 사업들이 자꾸 올라오고 있다.


"지금은 시정 후반기로서 그간 벌려놓았던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때입니다. 각 사안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정신없이 신규사업들이 올라온다는 느낌이 자꾸 듭니다. "

동료의원들이 계속 동일한 내용의 발언을 쏟아내지만 답변은 공허하기만 하다.

'절대 그게 아니다'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건은 아예 공문서를 들이대니 달리 할말이 없나보다. 아예 그 문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프로젝트에 쏘아놓고 다른 분들도 다 보도록 밑줄을 그어가며 발언을 했다.


"딱 걸려버렸네"

화면을 보던 한 의원이 혀를 끌끌차며 쓴 소릴 토해낸다.


"시정에도 '나비효과'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행사장에 많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운집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단 한사람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서 감동이 교차된다면 그 효과가 10만 20만 시민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왜 자꾸 양적 규모에만 집착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근본적 발상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14일 추경예산 심사자리는 저녁 6시를 훌쩍 넘겨 끝났다.


"의원님. 도대체 그 자료를 어디서 구했습니까?"

특위장을 빠져나오는데 몇몇 직원들이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냥 씩 웃었다. 자료의 출처가 자꾸 궁금한가보다. 웃기만 했더니 다들 궁금한가 보다.


'자료의 출처보다 사실여부가 더 중요한거죠.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꾸만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들의 본질을 짚어서 제대로 개선처방을 할 수있는 시스템이 과연 김포시청에 존재하느냐 여부일 것입니다.'


웃음으로 답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이런 대답이 울려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