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아이들 앞에서 발언하는게 왜 문제일까?

김포대두 정왕룡 2008. 10. 27. 01:17

*아이들 앞에서 발언하는게 왜 문제일까?*


지난 22일 김포시의회 98차 2차 본회의 석상에서 진행한 '김포시 행정은 죽었는가'라는 제목으로 행한 나의 자유발언에 대해 시청안팎에서 모양새가 부적절했다며 문제제기가 있는 분위기다. 양도초 학생들이 참관수업하러 온 자리에서 실명을 거론해가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에 대해 '굳이 그 자리에서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내용들인 것 같다. 더구나 그날 초대된 학생들이 내가 학부모이기도 한 학교의 학생이라서 '의도'가 느껴진다며  더욱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다.


'아이들 앞에서 발언하는게 왜 문제일까?'

이러한 비판적 의견을 들으면서 제일 먼저 스쳐지나간 의문이다.


아이들이 미성년자라서?

아니면 동네 이웃집 사람이거나 친인척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심적인 충격을 받을까봐?


이러한 비판적 의견 밑바탕에는 '아이들 앞에서 어른들은 항상 완전무결해야 하고 흠이 없어야 한다'는 유교적 권위주의 사상이 깔려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자신이 알고있는 혹은 관련되어있는 어른들이 공론의 장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게 그렇게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이고 부적절한 행동일까? 나에게 이것을 적용시켜 본다면 만일 나의 아이앞에서 아빠가 비판의 대상이 된다면 우선 그 비판의 내용을 따져볼 것이다. 비판내용에 오류나 과한 부분이 있으면 당당하게 해명할 것이다. 만일 그 내용에 인정할 부분이 있으면 '아빠도 사람이다'는 점을 인지시킨 후 겸허히 이해를 구할 것이다.


민주주의 요체는 토론과 비판이다. 당연히 이러한 내용은 공론의 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교육받으면서도 아직도 이런 분위기가 어색하기만 하다. 공식적 자리에는 매번 형식적 수사와 틀에 박힌 말들만 난무한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은 항상 사적인 만남이나 비공식적 술자리에서 이루어진다.  이속에서 거래와 담합이 형성된다. 당연히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카더라'는 소문이 널리 퍼진다. 갖가지 해석과 억측이 난무한다. 어떤 사람이 발언하면 그 내용이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지기 보다 항상 이면에 깔려있는 의도를 읽으려 한다.


21세기 최첨단 정보화 사회를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사회는 이러한 모습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 앞에서 민주주의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무어 그리 큰일 날 일인가?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내용이 있거나 오류가 있으면 역비판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해명하고 반박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나 또한 내가 주장하는 사실에 오류가 있다면 언제든지 시민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우상으로 비쳐져서는 안된다. 그냥 한 평범한 인생 선배로 비추어질 때 진솔한 교류가 이뤄지고 상호 소통이 되는 것이다. 실수할 수도 있는 불완전한 존재로 다가가는, 살내음 나는 한 사람일 뿐인 것이다. 만일 아이들 앞에 그렇게도 흠결없는 존재로 비쳐지고 싶다면 '내가 진행하는 일에 무슨 잘못이나 오해가 없을까?' 사전에 꼼꼼하게 분석해봤어야 했다. 아니 그것은 아이들이 있건 없건, 발언 현장에 누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공무원의 기본 자세다. 지금이 어느땐가. 시민들이 시퍼렇게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세상 아닌가.


이번 일에 대한 반응을 보며 한가지 의아한 것은  아이들 앞에서 비판받은 것에 대해 당혹해하거나 분노하는 분위기는 읽혀도 시민들 앞에서 부끄러워 하는 목소리는 안들린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무원 전체를 매도한 것인양 일을 확대해 갈려는 움직임이 읽힌다.


아이들 앞에서 비판받은 것에 대해 분노하기 앞서 시민들앞에 겸허하게 자신을 성찰하는 목소리를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순진한 생각일까?


이번일에 대한 김포시장실 주변의 대처과정이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 끝만 바라보는 잘못'을 범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