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사랑, 함께하는 기쁨
-김포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송년의 밤 참가기-
12월 5일 저녁 7시반.
저녁식사도 거른 채 강행군한 2009년도 본예산 심사가 마무리되었다. 특위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긴장감이 풀리면서 온몸에 식은 땀이 흐르는 느낌이다. 허기가 몰려온다. 늦은 시간까지 수고한 의회 사무과 식구들과 저녁을 같이하고 싶은데 아파트 연합회와 장애인 주간보호 센터 송년행사가 겹쳐있다. 사무과 식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행사장으로 향하는데 찬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심사 마지막 날 농업기술센터에서 연꽃축제 예산안 3천만원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문화예술과 순서 때, 통합하여 치르기로한 한강축제 예산 1억 5천에 그 예산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이미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정회까지 하고 확인해보니 각각 따로 따로 자기입장에서 중복예산을 상정한 황당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예산종합 담당부서에서조차 최종 확인이 안이루어지고 그대로 의회에 상정된 이 일에 대해 의원들마다 입이 벌어졌다.
기자들이 연달아 전화를 걸어온다.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해 하는 모습이다. '계수 조정과정과 본회의 보고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처리방향을 의논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지만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특성없는 백화점식 축제난립이라 하여 안그래도 시끄러운 축제행사예산들에 대해 비판여론이 비등한데 농기센타 '연꽃축제 예산안 사태'가 결정타를 날린 셈이 되어버렸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그래도 약속을 했는데 가야겠지?'
아파트 연합회 행사에 들러서 간단한 요기를 한 후 '주간 장애인 보호센터 송년행사'에 갔다. 이미 1부 행사는 끝나고 2부 공연 순서가 진행 중이었다. 조용히 뒷켠에 가서 앉았다. 분위기가 제법 떠들썩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는 사람이 없다. 인사를 따로 나눌 필요가 없어 오히려 더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그간 내가 참 무심했다' 싶어 민망한 느낌이 밀려든다. 국민은행 직원들이 '쥬얼리'의 노래에 맞춰 댄스공연을 하고있다. 아마도 후원단체인 듯 싶다. 댄스가 끝나고 불이 켜지니 실내 주변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족별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테이블마다 '000 가족'이라는 팻말이 놓여져 있다. 엄마 아빠들이 오늘의 주인공들을 중심에 앉혀놓고 저마다 공연을 함께 즐긴다. 얼굴들이 다들 환하다. 군데 군데 주간보호센터 직원인듯 싶은 사람들이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김경옥 시설장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화통화를 두어번 했지만 인사를 나누기는 처음이다. 따뜻한 인상이시다. 하긴 이러한 일에 종사하는 분들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라서 별로 색다를게 없기도 하다.
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나와 기타연주를 한다. 아빠는 노래까지 곁들인다.
'나도 우리 꼬마와 함께 연주할 악기 하나정도는 익혀야 하는데?'
기타연주를 하는 부자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악기하나 익히지 못하고 달려온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든다.
사회자가 소고춤이 시작된다고 한다.
초등학교 학예회나 유치원 행사장에서 많이 보았던 공연이었던 탓에 익숙했던 장면들을 상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휠체어가 들어온다. 아이들손에 소고가 들려있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엄마가 대신 들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한 쌍을 이루었다. 음악에 맞추어 소고춤을 추는데 휠체어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저마다 독특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는 소고를 두드리기는 커녕 들고 있기도 힘겨워 한다. 뒤에 서있는 엄마들이 소고와 북채를 함께 쥐고 리듬을 탄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보이는 듯한 아이들이 그래도 엄마와 함께 소고춤을 추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모습들이다. 길지않은 한 곡 연주였지만 이 순간을 위해 흘렸을 땀방울의 짠내가 느껴진다.
장윤정의 트위스트 음악에 맞춰 가족이 나와서 노래와 춤을 흔들어 댔다.
아이는 물론이고 할머니까지 무대에 올라 몸을 흔들어댄다. 자신의 이름을 노래에 집어넣은 가수 장윤정이 부럽지 않은 모습이다. 가수의 이름보다 자신들의 이름과 가족들의 모습을 세상에 표현하고 싶어하는 몸짓이 느껴진다.
끝까지 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행사장을 살며시 빠져나오는데 계단에서 임효진 보육시설 연합회장을 만났다. 내일 열리는 행사준비를 위해 바쁘신 모습이다. 오가며 뵐 때마다 '참 열심히 사시는 아름다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분이다. 내일 행사에 꼭 와주었으면 하는 부탁을 하신다. 주말마다 따로하는 일이 있는 탓에 선뜻 확답을 못드리는 내가 죄송스럽기만 하다. 자신의 행사준비도 바쁠텐데 장애인 행사장에 올라가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바깥으로 나오니 찬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진짜춥다.
'나누는 사랑, 함께하는 기쁨'
공연장 무대위에 걸려있던 문구를 떠올려봤다. 가족행사장의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 주머니 난로가 따로 없다.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퍼지는 느낌이다.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할 때만 해도 파김치 상태였는데 오히려 에너지가 충만해진다. 짧은 참석시간이었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겨울바람마저 따뜻하게 볼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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