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경인운하, 국책사업에 대한 시의원의 역할

김포대두 정왕룡 2009. 2. 16. 07:35

"시장등 타인을 그렇게도 비판하는 정의원께서는 그간 도대체 무엇을 하셨습니까? 상황을 이렇게 까지 오도록 버려둔 정의원도 책임이 있는것 아닙니까? 타인의 책임을 거론하기에 앞서서 정의원도 책임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요?"

 

2월 12일 경인운하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김포저널 곽종규님의 가시돋힌 비판이 나에게 가해졌다.

 

"저는 그간 시정질문이나 보도자료 배포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저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해왔습니다. 시장에게 이 사안에 대해  강력대처를 촉구해왔구요."

 

"그것으로 시의원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장 이 기자회견장에 두분의 의원을 빼고는 다른 의원들은 참석을 안했잖습니까? 시의회의 일치된 의견도 모으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포시민의 의견을 취합한다는게 자기모순 아닌가요? 더구나 어제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의 광역단체장이 경인운하에 관한 양해각서를 채결한 상황에서 뒷북대응이라는 생각을 안하시나요?"

 

"저는 김문수 지사께서 반대측과 언제든 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을 주목합니다. 아쉽게도 장소와 환경에 따라 김문수 지사의 발언이 널뛰기를 한다는 사실에 유감이 있지만요."

 

"정의원께서 너무 정치를 순진하게 생각하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김지사는 정치인입니다. 정치인들이 말바꾸기를 해가며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켜 나가는 것을 한두번 봤습니까? 당장 어제의 양해각서 체결을 막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오늘의 기자회견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안해봤나요? 오늘 이 기자회견이 자신의 생색을 내기위한 의도로 기획된 것 같아 솔직히 기분이 불쾌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회견장에 나오지 않으셨어도 될텐데 왜 오신거죠?"

"안그래도 그래서 퇴장할 생각입니다. "

 

".................."

 

결국 곽종규 기자는 회견장을 도중에 나갔다.

기자회견에 맞는 질문만 하자는 다른 기자분의 제안도 소용이 없었다.

 

나는 곽종규님의 경인운하에 대한 견해를 잘 모른다. 그간 지역언론사의 대표로서 이에 대해 얼마나 심층연구하고 의견을 표명해왔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시의원에게 먼저 그간의 역할에 대해 무슨일을 했는지 묻기에 앞서서 지역 언론도 경인운하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실사구시적 접근과 공론의 장 창출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물었지만 그에 대해서는 명쾌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국책사업에 대해 시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이 의견표명 말고 도대체 무엇이 있을 수 있일까?'

지난 2년동안 공사석에서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던 나를 향해 '그간 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물을 때 말문이 막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기자회견'을 전형적인 '정치적 이벤트'라고 비판하는데 '정치적'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시장이었다면, 국회의원이었다면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첫째 경인운하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김문수 지사를 비롯한 지역 안팎의 위정자들이 이에 대한 깊은 연구와 검토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속에서 나오는 발언들이 얼마나 진지한 목소리인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특히 김문수 지사의 '도시락을 까먹으며 경인운하를 이용하여 중국, 동남아를 오가도록 하겠다'는 발언은 쓴웃음이 나올 정도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하긴 수자원 공사가 파워포인트 자료를 통해 경인운하는 물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건천화 상태인 방수로보다 친환경적이라는 내용을 버젓이 시민 설명회 자리에서 늘어놓는 행동도 '오십보 백보'다.

 

둘째 경인운하를 반대하기에 역부족이라면 최대한 보수적 목소리를 내어 김포의 협상력을 키웠을 것이다.

그런데 먼저 앞다투어 적극 환영의 목소리를 내니 김포의 실익은 온데간데 없다. 한강하구의 철책선 개방이나 관광물류 단지 조성등 추상적이고 공허한 소리만 메아리 칠 뿐이다.

 

셋째, 해사부두등 최악의 혐오시설이 김포의 관문 한복판에 자리잡는 것을 구상단계부터 적극 저지했을 것이다. 해사부두는 그야말로 '경인운하 폭탄'이다. 이것은 직책을 걸고 막아야 한다. 특히나 국토해양위 소속인 유정복 의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 김포공항 국제선 확대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는 상황에서 해사부두 문제까지 근본적 해결을 못한다면  이 사안은 유정복 의원에게 두고 두고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염려가 든다.

 

그렇다면 시의원의 역할은?

깝깝하다. 달리 할게 없다. 시장을 의회에 불러내어 따지는 것 말고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짐작하건대 절대다수가 경인운하에 대해 찬성하는 김포의 여론을 거스르는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큰 용기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달리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곽종규 기자에게 묻고 싶었다.

이 사안에 대해 기초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그리고 지역 언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함께 묻고싶다.

 

단언하건대 나는 이 사안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앞뒤 가리지 않고 다 할 것이다.

 

"침 이런때는 시의원 뱃지를 달고 있다는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운신의 폭을 제한시켜 답답하기만 하네요."

회견장을 빠져나오며 주변분들에게 한 말이다.

 

경인운하 착공예정일인 3월이 다가온다.

2009년 3월이 김포에 축복의 시간이 될지, 재앙의 서막을 알리는 시간이 될지 판단하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자회견에 함께 해주신 황금상 의원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