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파란색 옷을 입고 오다니 당을 바꾸셨어요?"
지난 금요일 '풍무동 사람들' 오프 모임에 나갔을 때 몇몇분들이 내 옷을 보고 질문을 던졌다.
"어? 선생님도 파란색 옷을 입고 다니시네요?"
어제는 학원 학생에게서 이 말을 들었다. 제법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파란색이 한나라당 색깔임을 익히 알고있는 친구다.
지난 4월 1일 김포 시민의 날 행사 때 풍무동 주민들이 입은 청색 바람막이 상의를 입고 돌아다녔더니 여기 저기서 본의 아니게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 소재를 제공하는 것 같다.
어릴때 파란색을 참 좋아했었다.
피카소의 전기를 읽었을 때 '청색 시대'라 일컬을 정도로 푸른색에 빠져들었던 시기가 있었음을 알고 신기해했다.
동요 '파란 마음 하얀마음'은 '과꽃'과 함께 애창동요 1순위 였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거에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파란색이 나의 기피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내가 관계하고 접촉하는 분들 중 많은 사람들이 파란색을 꺼린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과민반응 하는 걸까?
WBC 세계 야구대회때 대표팀 유니폼이었던 파란색을 보면서 괜히 거북하기까지 했다.
한나라당 분들은 노란색이나 연두색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나처럼 과민반응할까?
.........
노사모때부터 내 주변에서 항상 맴돌았던 노랑색이 열린우리당 해체와 함께 멀어져갔다.
유시민 대선 예비선거때는 분홍색을 입고 다녔다. 강금실이 서울시장 출마때 보라색에 담긴 의미를 새롭게 전해듣고 그때부터는 보라색 광팬이 되었다. 딸아이도 보라색 팬이다.
하지만 현재 몸담고 있는 민주당의 상징색깔인 연두색은 아직껏 어색하기만 하다. 봄에 가장 어울리는 색깔임에도 무언가 허전함을 안겨준다.
벌써 일년이 되었다. 작년 4월 총선때 유세장을 돌아다니면서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파란색과 연두색을 대비시키면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일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발언대목 한 구절이 생각난다.
"시민 여러분들의 가슴을 시퍼렇게 멍들게한 저 파란색에 아직도 희망을 거시는 분이 있습니까?
김포 들녘을 희망으로 채색하는 4월의 색깔 초록색을 바라보면서 시민 여러분의 가슴이 희망으로 울렁거리지 않습니까?"
지난 4월 1일 남북한 축구 월드컵 예선전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교차한 적이 있었다.
관중석의 '붉은 악마'의 응원물결과 '원조 빨강색(?)'인 북한 선수단과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 것이다.
누가 진짜 붉은 색의 원조일까?
누가 수박이고 누가 사과일까?
경기내용에 대한 관심은 뒤로 미루고 이상한 호기심이 스치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일부 기독교계에서 '붉은 악마'라는 호칭에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고 조갑제류의 사람들은 '붉은~'이라는 말에 시비를 걸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전직 시의원 한분이 나를 보며 보란듯이 '이제 빨갱이들은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것도 생각 난다.
지금 거리에는 경기도 교육감 선거 후보자들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노랑색을 내세운 기호 2번 김상곤 후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후보들이 거의다 파란색을 내세우고 있다.
그야말로 청색 전성시대다. 너도 나도 청색에 대한 열렬한 구애작적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그분들에게는 파란색 만큼 효과적인 이미지 색깔이 없다고 여겨지는 것같다.
색깔은 상징체에 불과하다.
거기에 사람들이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고 차별화를 강조하는 것 까진 좋았는데 배타적 분위기로 도배를 해버리면서 적대화시켜버리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 다원주의와 상대주의 문화가 정착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그리되면 파란색도 거부감없이 편안하게 대하게 될 것이다.
내 마음속 어릴적 동심을 수놓았던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다시 불려지는 날을 그려보며 4월의 김포들녘을 바라본다. 잠시후면 개나리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질 산야를 바라보니 자연의 모든 색깔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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