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이제는 노무현을 놓아주어야 한다.

김포대두 정왕룡 2009. 4. 9. 01:08


“노무현이 돈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제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mb 절대지지자인 노인분부터 대입준비 수험생에게까지 이 질문을 던지면서 내 표정을 살핀다.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자면 내가 ‘열혈 노빠’라서 유달리 나의 반응이 궁금했나보다.


처음 한두번 이 질문을 받을때는 짜증도 나고 분노심도 치밀어 올랐다.

그들의 질문 의도가 ‘걸핏하면 도덕성 운운하더니 거봐라 꼴좋다’는 비아냥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질문하는 사람들의 말속에서, 노무현에게 우호적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지지성향의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무언가 자못 진지함과 서운함, 아쉬움이 묻어난다. 자신들은 비록 흙탕물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노무현을 미워하면서도 노무현만은 그러지 않고 도덕적인 존재로 남아있길 바랬던 기대가 무너졌다는 아쉬움이 읽혀졌다.


“mb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 이 나라의 정치문화와 도덕성은 이미 무너져버린 것입니다. 이명박을 뽑은 국민들이 도덕, 윤리등을 말할 자격이 있나요? 아니면 노무현을 박물관 전시실에 모셔놓고 영원히 자신의 위안거리장식품으로 삼으려 하셨나요?

노무현이 무너진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무너진 겁니다. 현실에 타협하면서 비겁함과 이중성을 합리화한 우리 자신의 양심이 무너진 것입니다.”


나에게 질문을 던진 분들에게 말씀드린 대답이다.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도대체 노무현에게 무엇을 더 원하는가?

노무현은 그 자신이 당선된 것 자체로 이미 자신의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나의 과장된 인식인가? 국민앞에 사과고백을 했고 검찰수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비서관이 짐을 대신 떠안을 것을 염려하여 먼저 말한다고 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수사과정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사실여부는 그 과정에서 눈에 불을 켜고 달겨들 검찰과 노무현의 대응에 의해 밝혀질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야속한 사람들이 있다. 저쪽편 사람들은 원래 그러려니 한다. 노무현을 청와대에 보낸 것으로 이제 게임은 끝났다는 듯이 두손 탁탁 털고 관중석으로 올라가 팔짱끼고 내려다보며 관전평을 일삼던 사람들에게 더욱 속상하다.


특히 조중동보다 더 자극적인 논조를 뽑아내는 한겨레나 경향 오마이 뉴스등을 보면서 한숨이 나온다. 노무현을 동정하거나 옹호해달라는 말이 아니다. 이들 언론에 도덕성을 그렇게 강조하던 노무현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정치구조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대안제시까지 기대했다면 너무 무리한 욕심일까? 차분한 논조속에 미래의 희망적 정치대안상을 함께 그려내는 심층기사를 기대했다면 나의 욕심일까?


노무현을 청와대에 고립되게 만든 사람이 바로 우리가 아닌가?

주변을 설득하고 자신이 두발 딛고 선 삶의 현장에서 노무현 당선에 담긴 시대정신의 실천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함께 노력했는가?


이제는 노무현을 놓아주어야 한다.

우리가 자신의 현장에서 리틀 노무현이 될 자신이 없었다면  비난의 화살을 받을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지금이야말로 진보 개혁진영의 ‘내탓이오’ 운동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