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짚신신고 구두신고....

김포대두 정왕룡 2009. 4. 22. 13:54

*짚신신고 구두신고....*

 

어제 시의회 주최로 환경부 팀장께서 오셔서 '녹색성장'을 주제로 강연회를 진행하였다.

시의회 뿐만 아니라 시청 관련부서 직원들도 함께 참여하여 3층 대회의실이 꽉 찰 정도로 제법 북적거렸다. 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총괄적 설명을 강사가 진행할 때 온갖 장황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쪽이 허전할 수 밖에 없었다.

 

가급적 선입관을 배제하고 열심히 공부해보고자 하는 자세에서 맨 앞자리에 앉아 연필로 메모를 열심히 하려 했지만 도중에 포기하고 말았다.

 

'삽질 정책'이라는 이미지로 비쳐지는 현 정부의 정책방향이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말과 아무리 생각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환경부에서 아무리 애를 쓴다해도 토목 건축분야 위주의 70년대식 개발정책이 최우선으로 다뤄지는 현 상황에서 이미지 효과이상의 그 무엇을 과연 기대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었다.

 

환경이라는 분야가 과연 경제논리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인지 의문도 들었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사업인지 납득이 안되었다.

 

오히려 각 지방에서는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에 발맞추어 이와는 무관한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예산 따내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이 현재 전국의 상황이라 생각한다.

 

당장 경인운하 사업이 녹색성장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다.

 

설명 말미에 이와 관련한 질문을 하였지만 핵심을  비껴가는 원론적 대답에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다.

 

행사 종료후  의장실에서 강사를 모시고 차를 나누는 자리에서 궁금증이 일어 한마디를 하였다.

 

"말씀하신 내용 자체는 훌륭하지만 결국 중앙부서에서 얼마나 정책에 반영하고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조정능력이 있는지가 의심스럽습니다. 한쪽에는 짚신신고 다른 한쪽에는 구두를 신은 모습이 자꾸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강사께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신다. 진짜 인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접대성 제스처인지는 헷갈렸다.

 

정책은 가치철학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사업이 사업으로만 그쳐버리거나 효율성에만 집착해버리면 더구나 그 대상이 국책사업이라면 두고 두고 후유증의 여파는 클 것이다.

 

현 정부의 정책실행 바탕에 과연 어떤 가치철학이 깔려있는지 나는 도무지 알지 못한다.

 

'747'이라는 말로 화려하게 늘어놓았던 공약은 이미 실종된지 오래다.

경제는 한 분야에 불과할 뿐인데 '개발'이라는 말 한마디로 온 산야를 후벼파놓을 것 같은 현 정권의 모습을 생각만해도 가슴이 턱  막힌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