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운 시인은 김포인이다.
존경하는 이영우 의장님, 그리고 동료 시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한하운 시인에 대한 김포 지역사회의 관심을 다시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작년 8월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한하운을 김포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여러 언론들과 방송이 이에 대한 관심을 표했습니다. 심지어는 소록도 주민이라며 감사의 글을 보내 온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김포지역 사회의 관심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김포시 홈페이지에 한하운 묘역의 존재사실이 올려지고 작년 행정감사때 여기에 계신 동료 시의원들께서 묘역 현장을 방문하였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이러는 사이 얼마전 언론보도를 통해 인천시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설립되는 인천시 문화재단에 한하운 기념코너를 만들고 한하운 시인의 친필원고등 다량의 유품을 확보, 전시하는 한편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인천이 낳은 100대 인물중 40위권에 속하는 사람으로 한하운 시인을 선정, 인천의 자부심을 더욱 드높이기로 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하운 시인의 고향은 북한 땅 함흥옆 함주입니다.
대부호 집안에서 태어나 뛰어난 수재소리를 들으며 일본 유학을 다녀오는 등 젊은 날의 꿈을 키웠지만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 그리고 한센병이라는 천형의 고통이 연이어 몰아치면서 그는 고향을 등지게 되었고 여러곳을 전전하다가 한때 머문 곳이 인천부평이었습니다. 거기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사회사업소를 설립, 자신이 이겨낸 병마의 경험과 의지를 타인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것입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인천이 낳은 자랑스런 인물로 자신감있게 표방하면서 한하운을 본격적으로 끌어안기 시작한 인천의 문화마인드와 배짱이 부럽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30년 넘게 김포시 풍무동에 잠들어있는 한하운 유택의 존재사실 조차도 대부분의 시민이 알지 못하는 김포지역사회의 현실에 아쉬움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지역문인들과 일부 뜻있는 인사들에 의해 한하운 시인 기념사업에 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고 시청 일각에서 이에 대한 진지한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이영우 의장님, 그리고 동료 시의원 여러분.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한글학자이자 문장론의 대가이고 한때는 김포에 거주하셨던 장하늘 선생은 한하운 시인의 유택을 가리켜 ‘한 시인의 무덤이 마을 안에 있다는 것은 영광이다. 신의 축복을 받는 영혼이 이웃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보리피리로 대표되는 그의 시세계와 정취는 김소월의 맥을 잇는 전통적 정서와 애환을 형상화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하운의 문학세계와 삶에 대해서는 후인들의 집중적인 재조명이 이뤄져야 할 사안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풍무동 구석 한켠에 쓸쓸히 방치되어 있으면서 김포시 문화수준의 열악함을 역설적으로 웅변해주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분단의 상처에 대한 치유, 보리피리 불던 고향의 향수, 한센병 환자로 상징되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 보리가 상징하는 친환경 식량농업의 측면, 외부 유입인을 함께 껴안는 포용력 측면등 한하운에 담겨 있는 상징성은 김포지역사회의 현실과 여러방면에서 맥이 닿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첫째 올 가을이 가기전에 뜻있는 문인들과 지역시민들을 중심으로 ‘한하운 시인과 김포’라는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열 것을 제안해봅니다.
둘째 한하운의 기일인 내년 2월을 전후로 하여 김포관내 적절한 장소에 보리피리 시비건립을 제안해봅니다.
셋째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도로명 주소 표기법 개정안에서 기존 법정 도로명외에 유명인이나 기업등의 명칭을 명예도로명으로 병행표기할 수 있게 한 점을 근거로 한하운 유택이 있는 기존 장릉아랫길에 한하운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 할 것을 제안합니다.
넷째 위에 열거된 사업을 포함,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한하운 기념사업 추진을 하기위한 ‘범시민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합니다.
모쪼록 한하운 기념사업을 계기로 지역사회 시민역량의 결집을 통해 김포시 문화수준을 한단계 더 높이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저의 자유발언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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