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고3들과 꿈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

김포대두 정왕룡 2009. 12. 10. 05:53

 

12월 9일은 유난히 바빴다.

아침에 감기가 심한 딸아이를 학교 결석시키고 병원에 데려다 준뒤 사우고로 항했다.

고3들 강연회를 하는 날이다. 교장선생님께 먼저 인사를 드리고 강연회장인 음악실에 들어섰다.

 

수능성적 발표 다음날인데 학생들이 정신없을텐데?

다들졸면 어쩌지? 나혼자 떠들다나오면? 그나저나 어떻게 눈높이를 맞춘담?

 

한두번 연단에 서본것도 아닌데 걱정이 앞선다.

이런땐 다른 방법없다. 망가지면 그뿐이다.

 

4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내 이름자를 풀이했다. 별명도 소개했다.

신체컴플렉스인 큰머리와 좁은 어깨 숏다리라서 앞에만 서면 주눅이 든다고 했다.

아이들이 배시시 웃는다.

 

수능 끝난직후의 분위기를 잘 안다고 했다. 지금 머릿속에는 가,나,다군 전형방법에 대해 머릿속이

복잡할거라했다. 입시학원가에서 잔뼈가 굵었기에 여러분의 심정을 잘 안다했다.

 

그러면서 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기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 주제를갖고 강연을 한게 오늘까지 벌써 여섯번째다.

 

양도초 풍무초 신곡초 고촌초 그리고 맑은 김포 여름캠프...

 

그런데 대부분 초등생들이었다. 맑은김포 캠프만 중고생이었다.

오늘은 고3들이다. 하지만 강연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눈망울이 생각보다 진지하다.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물론 서너명은 벌써 고개를 숙이고 졸기도 한다.

 

'영웅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여러분 각자가 소중한 , 위대한 개인의 시대다.

자존감을 가지자. 여러분은 소중한 존재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자. 내안의 또다른 나와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자.'

 

'링컨, 킹목사, 김구, 문익환'의 사진을 띄워놓고 잠깐 이야기를 이어갔다.

초등학교 중퇴의 링컨학력을 말했다. 킹목사의연설문 'I  have a dream'을 말했다.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을 상기시켰다.

늦봄 문익환의 '꿈을 비는 마음' 시 내용을 일부분 인용했다.

 

이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포용력이 있다.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가졌다.

영원한  청년들이다. 여러분들의 가슴에는 지금 열정이 있는가?

 

수험생활속에 아무리 지치고 피곤하다 하더라도 그래도 너희들은 젊은 청춘들이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학력차별이 없는 사회, 한마디로 여러분 스스로가 하나 하나 존재감을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자.

 

그러한 몫은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 온전히 여러분들에게 그러한 사회를 물려주지 못한 못난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여러분들이 부럽다고 했다.

 

데모만 하다 20대를 소진해버리고 어느새 나이가 들어 하루 하루 살아가는 나같은사람에 비해 여러분들은 꿈을 개척할 수 있는 청춘이 있지않냐고 했다.

 

도종환님의'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아이들에게 읽어줬다.

그순간 노무현님이 떠올랐다. 코끝이 찡했다.

 

언젠가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받아두었던 '꿈'에관한 글을 화면에 띄워놓고 그대로 읽어줬다.

일부 졸던 아이들이 고개를 든다. 자신들 세대의 육성을 그대로 생생하게 들려주니 공감이 되나보다.

시의회를 견학방문했던 양도초 학생들의 사진 모습을 보여줬다.

 

위원장 석에 앉아 조례안을 마음대로 통과시켜보고 방망이도 두드려보라 했던 이야기를 했다.

시험 안보는 조례, 게임 맘대로 하는 조례, 학원 안가는 조례, 엄마 잔소리 안듣는 조례등등 기발한

내용들이 쏟아졌던 이야기도 곁들여줬다.

 

마무리하면서 길가다가 머리 크고 못생긴 사람이 나오면 그래도 아는 척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의원이  하는 일에 대해 약간의 관심도 가져주엇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끝.

 

어? 예정시간보다 10분정도 일찍 끝났다.

나만의 주관적 느낌일까? 분위기가 그래도 좋은것 같다.

 

배석하셨던 선생님들이 다가오셔서 악수를 건넨다.

한 남학생이 다가와서 아까 자료화면에 띄워놓았던 학생들의 '꿈'에 관한 자료를 다운받고 싶다고 한다.

 

자기와 너무도 다른 고민을 하며 삶을 살아온 친구가 있다는게 신기해서 자료로 보관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신상 보호에 관한 주의를 전제로 자료를 넘겨줬다. 진지하게 내강의를 경청한듯한 그 친구에게 빙긋 웃음을건넸다.

 

교장 ,교감선생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학교를 빠져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은 어려우면서도 쉽다.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소통의 능력은 끊임없는 자아성찰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