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님
제법 비가 쏟아지는 아침, 길거리 인사를 나섰다가 잠시 사무실에 들어와서 이 글을 씁니다. 나의 유일한 선거무기인 몸뚱아리를, 궂은 날씨로 인해 사용하는데 제약을 받게되니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고자 이것 저것 자료를 정리하다 K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인물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그놈의 당이 문제란 말이야.”
“어깨띠, 명함, 현판에 그렇게도 노란색을 강조하면서 뛰어다니니 요즘 상황에 너무 현실감각이 없는 거 아닌가요?”
K님. 제가 길거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를 잘 아신다고 생각하던 K님에게서 마저 그와 비슷한 소리를 들을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K님.
님께서는 제가 왜 선거에 나섰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전처럼 거창하게 민족이니 민주니 통일이니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사는 동네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싶은 것, 이땅의 주인으로서 누려야 하는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고 싶은 것. 그러한 소박한 바램을 가로막고 있는 온갖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바꾸어 우리 2세들에게 ‘“아빠, 최고야”라는 소리를 한번 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제가 바로 출마한 동기입니다.
K님.
님께서는 제가 하고많은 정당중에 왜 열린 우리당 후보로 나섰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를 아끼는 분들중에는 한나라당 입당을 제안한 분들도 계십니다. 혹은 정 안되면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오라고 조언한 분들도 많으십니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의원들이 함께 단합하여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채택, 풀뿌리 생활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화하려는 상황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제한적이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나마 기본선을 유지하던 지지도마저 열린우리당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한 망나니 같은 사람의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으로 인해, 곤두박질 치고 있는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는게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처럼 선거도우미도 일절 안쓰고 사무장님과 저, 남정네 둘이서 희망탱크(저의 유세트럭 명칭입니다)에 몸을 싣고 밤낮으로 지역을 돌아디나다 보면 많이 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 하필이면 뚜껑 열린당을 선택한거요?”
그래도 이런 말을 하시는 분은 낫습니다. 아예 명함을 보는 자리에서 길거리에 내던져 버리는 분도 그러려니 합니다. 학교 행사장에서, 명함을 나누어주던 아내에게 내용을 설명해보라며 듣고 있다가 싸늘하게 웃으며 명함을 꼬깃 꼬깃 되돌려 주는 분에게 그래도 웃는 낯으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하고 나오던 아내가 나중에 눈물을 훔칠때 나의 마음이 어땠는지 아시나요?
K님.
그래도 저는 노란색을 고수하렵니다. 열린 우리당 당원이자 후보임을 내세우렵니다.
오늘 길거리 현장에서 제가 감내해야 할 유권자들의 냉담함은 그만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열린우리당의 행동에 대한 유권자들의 채찍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노란색을 버린다고, 아니면 열린우리당을 감춘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예리한 시선을 피해갈 수 없을뿐더러 그러한 얄팍한 스타일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도 안맞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K님.
제가 서럽도록 아쉬운것은 열린우리당이 돌팔매를 맞아야 한다고 해서 왜 그로인한 혜택이 한나라당으로 가야 하는거냐는 것입니다. 굳이 독재시대의 암울했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차떼기 사건을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도 공천헌금, 성추행 파문, 온갖 비리사건등이 연달아 터져나오는 한나라당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충족시키지 못한 아쉬움을 기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대표가 당한 개인적 불행에 대해선 저 역시 많은 안타까움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정치에 입문한 박대표가 유신시절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말을 한마디라도 했다면,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을 고문시키고 죽게하고 다치게 하고 감옥에 보냈던 사실에 대해 반성한다는 말 한마디리도 했다면 제 마음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K님.
박대표의 비서실장을 하고 계신분이 김포의 국회의원이십니다. 시의원 도의원 후보자들이 그분아래에 똘똘 뭉쳐있습니다. 현 시장은 공천과정에 반발하여 탈당을 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선거가 끝난후 결과에 상관없이 한나라당에 복당한다고 말합니다. 지금 길거리는 온통 파란색 현수막으로 물결치고 있습니다. 가히 파란색의 전성시대입니다.
한나라당 공천후보들이나 공천에 탈락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들이나 너도나도 파란색을 강조하기에 정신 없습니다. 그 가운데에 저와 열린우리당 몇 후보들만이 외롭게 노란색 깃발을 들고 서있습니다. K님께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평가를 내린 그 노란색 깃발을 그래도 들판에서 고집스럽게 들고 서있는 저의 모습이 우둔하게 보일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노란색 깃발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진 못하지만 파란색에서 찾을 수 없는 수많은 가치들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노란색속에 녹아있는 것을 저는 알기 때문입니다.
K님. 이제 며칠 안남았습니다.
제대로 된 시의원 한두명쯤 김포에서도 만들어 지는것, 그리고 그속에 제가 포함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이 5월 31일에 어떻게 결론날지 현재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의 여러사람이 저에게 상대후보의 00사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거론하라고 합니다. 그냥 씩 웃었더니 “당신 바보 아니냐”고 혀를 끌끌 차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냥 의연하고 꿋꿋하게 뚜벅 뚜벅 걸어가겠습니다. 김포시민의 위대한 힘을 믿는 저의 우직함이 결국에는 통하리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5월이 지나고 새롭게 6월이 열리는 날, 저와 함께 술한잔 합시다. 이때에는 못마시는 술이지만 저도 한번 흠뻑 취하고 싶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비록 비가 여전히 내리지만 노란깃발을 들고 다시 길거리에 나서렵니다.
안녕히 게십시오.
편한 주말 되시길...
김포대두 정왕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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