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변단체인가, 풀뿌리 기초인가.-
지난 27일 발표된 인사이동의 결과, 오늘 각 부서별 이,취임식이 있었습니다.
특히 저의 지역구인 풍무, 사우, 고촌 세 지역의 동, 면장이 전원교체됨에 따라 각 지역일정에 참여하느라 하루 일과가 숨가쁘게 지나갔습니다.
오전 10시 신풍초 학예회 발표장에 가서 인사말을 한 후 풍무동사무소로 향했습니다.
월곶면장으로 가시는 이범진 동장님이 이임사를 읽어내려 가실 때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1년 2개월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재임기간동안의 소회가 밀려오는 듯 했습니다. 내년 정년퇴임을 앞두시고 그래도 댁에서 가까운 월곶면장으로 가시게 된게 위안이 되실 듯 싶었습니다.
급격하게 도시화가 이루어진 풍무동 지역의 특성상 토착민과 이주민이 혼재되어 있고, 아파트와 자연부락이 뒤섞여 있는데다, 난개발의 후유증으로 주민민원이 폭주하는 곳에 부임해 주민간 화합에 많은 애를 쓰신 것을, 제가 그 당사자이다보니 잘 알고 있습니다.
“정의원, 다음 모임부터는 당신이 사회봐야 돼! 정년퇴임 앞둔 내가 언제까지 재롱을 떨순 없잖아”
“아이구, 그러구 말구요. 동장님이 말씀하시면 받들어야죠.”
“지금은 이렇게 대답하지만 나중에, 공무원이 시의원보고 훈계했다고 인터넷에 글 올리는 거 아니지?.”
“아니? 저를 어떻게 보시고 그런 말씀 하시나요. 섭섭합니다.”
지난번 지역 유관단체장 모임을 마무리 하고 나오실 때 저에게 했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통장단에서 마련한 점심식사를 마친후 이번에는 고촌면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에 가장 가까운 지역이면서도 아직 농촌의 정서가 많이 남아있던 탓인지 고촌면 이임식은 정이 담뿍 담겨있었습니다. 수많은 꽃다발과 행운의 열쇠, 은수저, 금반지등이 유영범 면장님에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이장단 협의회, 지역발전협의회, 새마을 부녀회, 바르게 살기협의회, 농업경영인회등 여러 단체장분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지난 여름 수해때 휴일날 쉬시지도 못하고 저를 옆에 태운 채 손수 운전하시면서 한강제방 둑 이곳 저곳을 함께 돌아다니셨던 유면장님과의 일들이 기억납니다. 일선현장에서 뛰실때 마음같지 않게 중앙단위의 대처속도가 늦은면에 대해 답답해 하시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이임사때 하던 말씀의 주 내용도 지난번 수재때의 일을 언급하는 것을 보니 뿌듯함속에서도 여전히 아쉬움이 교차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 3시에는 사우동장 이,취임식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런데 김동수 사우동장님 이임사를 읽어 내려가시던 중 훌쩍 훌쩍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분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주체 못하시니....
좌중을 돌아보니 통장님들 여러 분들도 손으로 눈가를 훔치고 계셨습니다.
엎드리면 코닿을 시청으로 옮겨가시는 데도 사람의 정이란게 그게 아닌가 봅니다.
통장단 협의회, 이장단 협의회, 지역발전 협의회, 새마을 지도자회, 새마을 부녀회, 아파트 연합회, 아파트 부녀회, 바르게 살기협의회, 농업경영인회, 의용소방대, 예비군 동대.......
오늘 행사때마다 참여하여 축하해주고 석별의 정을 함께 나누었던 지역단체들의 이름입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선거때마다 정권연장을 위해 앞장서거나 관변단체 역할에 충실했던 조직들이 대부분입니다. 5공 정권때의 사회정화 추진위원회가 이름을 바꿔 갈아탄 바르게 살기협의회 같은 단체가 아직까지 지역에서는 상당한 힘을 발휘합니다. 재력과 덕망을 갖춘 지역유지분들이 이런 단체의 직함을 자랑스레 간직하고 계십니다.
5.31 선거때도 느낀것이지만 오늘따라 새삼 깨닫게 된 것은 이러한 지역단체속에 파고들어 주민과 하나 되지 않는한 아무리 중앙권력을 장악한다 하더라도 풀뿌리 단위는 공략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결성경위나 취지가 어찌되었든 우리네 전통사회의 끈끈한 공동체 정서가 이들 단체내에서는 자연스레 녹아있고 일상 생활의 교류속에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생활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물적토대가 든든하다 보니 평일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일거에 함께 모일수 있는 힘도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준)관변단체로 치부해 버릴것인가, 풀뿌리 기초단위로 함께 손을 맞잡을 대상인가.’
이번 선거때부터 광역화된 지역구내 각 소지역단위를 돌면서 밀려 온 고민의 자락이 앞으로도 마음 한구석을 떠나지 않고 자리잡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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