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에 대한 자부심***
10월 3일 김포중, 제일고 동문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체육대회 초청장을 받아놓고 처음엔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현장에 도착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강경구 시장이하 내노라 하는 분들이 대거 참석하였습니다. 새삼 놀란 것은 시장은 물론이고 국과장급 고위공무원, 도의원, 시의원, 농협조합장등 유관단체장까지 지역을 움직이는 인사들의 총집합처인 듯 했습니다.
참석하신 내빈들의 축사에선 김포의 뿌리 역할을 해온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곳곳에 묻어났습니다. ‘성실’ ‘충효’등 일반적으로 귀에 익은 경례구호가, 이곳에선 지역이름을 따 ‘김포’인 점도 특이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부심이 최근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음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느낄수도 있었습니다. 일제 후반기에 실업고로 출발했던 학교가 해방이후 농업고로 개칭, 다시 공업계 확대, 정보산업고 개칭, 급기야는 2004년 인문반을 신설하여 김포제일고로 교명을 변경, 현재에 이르고 있는 복잡한 학교의 역사속에 그 고민의 줄거리가 있는 듯 했습니다.
고교입시가 아직 남아있는 김포사회에서 후발주자인 김포고에 지역명문의 자리를 내준데다 김포외고의 개교, 거기에다 이제는 사우고, 풍무고에까지 지원순위가 밀리는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듯했습니다.
“저는 모교의 명문 재도약이라는 소명을 받고 초빙교장으로 부임되어 왔습니다. 올해 수시에 연세대 경영학과, 이대 간호학과 합격생을 배출했습니다. 현재 서울대반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동문 여러분들, 지역사회에서 우수한 학생을 보내 주셔야 모교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김교일 교장선생님의 치사에서 김포제일고의 고민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김포는 아직 비평준화 지역입니다. 작년에 김포외고가 생긴 후 지역 고교사회에선 우수학생 유치를 놓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더러 일부 가정에선 자녀가 고교입학 할때쯤 서울이나 일산으로 아예 이사를 가기도 합니다.
김포 제일고 역시, 오천년 넘는 농업의 본고장인 김포에서 농업계열로 출발했다가 급격한 도시화속에 인문계학교에 밀리고, 이를 만회하고자 기존 실업계에 인문계를 증설, 종합고 성격을 띤 채 운영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는 듯 했습니다.
‘교육문제 때문에 김포를 떠나는 일 없게 하겠다.’
지난 5.31 선거당시 각 후보진영마다 핵심적으로 내걸었던 공약사항의 구호가 기억에 남습니다. 소위 잘나간다는 명문대 진학률이 고등학교의 교세를 좌우하는 작금의 입시계 현실이 김포도 예외가 아닌 듯 했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안치환의 노랫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노래가 나온지 10년도 넘었건만 아직도 ‘행복은 성적순’이라고 가르치고 있는 교단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접어든 지 여러해지만 우리의 교육은 아직도 20세기 수렁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종합고 체제아래 인문계 학생들과 실업계 학생들간에 위화감은 없나요?”
“없을수가 없죠. 그게 많은 분들의 고민입니다. 학생들의 소속감이나 애교심도 예전처럼 강하지가 않아요.”
역시 이 학교 동문인 옆자리 동료의원에게 궁금증을 물어보았더니 돌아오는 대답의 내용입니다.
본부석 옆자리에 자신들이 만든 빵과 케익을 진열해놓고 졸업선배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재학생들의 어깨가 웬지 무거워보였습니다. 지역발전의 버팀목이 되어왔다고 자부하는 선배동문들의 자긍심이 후배들의 활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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