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와 하나가 되다 -안면도에서(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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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룡 시민기자 kd6010@hanmail.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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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는 햇살이 따라오고/ 젖빛 젖은 파도는/ 눈물인들 씻기워간다’ 대학가요제 대상곡으로 널리 알려진 박해수 시인의 ‘바다에 누워’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노래를 들을 땐 느낄 수 없는 외로움의 물결이 하나가득 마음속에 밀려옵니다. ‘잠겨버리는 대상’으로만 알았던 바다에 ‘누울 수 있다’는 시인의 생각은 바다라는 존재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정겨움을 한껏 나누는 오랜 벗의 이미지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마음도 / 바다에 누워/ 달을 보고 달을 안고/ 목숨의 맥(脈)이 실려간다
노래에서는 잘려져 나간 후반부 싯귀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무심한 바다에 누워 ‘달을 안고 꽃처럼 흘러가고 바람처럼 사라져가고 싶은 시인의 외로움’이 가슴을 저미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시인의 이러한 정취는 싯귀절 표현대로 ‘해저문 노을’을 바라다 볼수 있는 안면도 해안가에 섰을 때 제대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녁 어둠이 어스름 찾아드는 방포항 포구에 섰습니다.
포구의 벤치에 앉아 대하 한접시를 시켜놓고 아이와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버렸습니다. 몇시간 안되는 여행길이었지만 아이에게는 피곤한 여정이었나 봅니다. 숙소에 돌아오자 마자 TV를 켜는가 싶더니 어느새 엄마곁에 누워 쌔근 쌔근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누리야.
벌써 자정을 넘어섰구나.
아빠는 서해바다에 올 때마다 밀물 썰물의 움직임 속에서 드러나는 백사장이나 갯벌의 규모에 새삼 놀라곤 한단다. 조수간만의 차가 거의 없는 동해바다와 달리 서해는 해안선의 변화무쌍함이 참 매력적 요소란다. 사람들이 밀물만 주목한다면 그 아래 감추어져 있는 저 거대한 백사장을 생각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 같구나.
“아빠, 또 글 쓸거지? 이번엔 ‘서해바다와 하나가 되다’, 이런 제목 어때?”
‘하나가 된다는 것’이 모두가 한가지 색깔을 갖추는 것을 뜻하는게 아닌 것 알지? 이런,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겨버렸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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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11월 15일 17:34:54 / 수정 : 2006년 11월 15일 17:35:53 정왕룡 시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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