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그많던 뱀은 다 어디로 갔을까?

김포대두 정왕룡 2007. 2. 8. 00:08
 

*** 그많던 뱀은 다 어디로 갔을까? ***


“동장님, 오늘 오후 시간이 괜찮으시면 저와 가벼운 등산 한번 안하실래요?”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쁘신 이우병 풍무동장님을 모시고 금정정에 올랐습니다.

주민들이 자주찾는 풍무동 승가대 뒷산의 정확한 명칭에 대해 동장님에게 여쭈어 보니 정확한 고증이 필요하다는 답이셨습니다.


‘뱀산’ ‘뱀이산’ ‘뱀뫼산’ ‘금정산’ 등등이 그간 사람들 사이에서 거론된 이름이었으나 어느것이 더 정확한 이름인지는 확실치 않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금정사’라는 절이 산아래 기슭에 위치해 있고 산위의 정자도 금정정이라 호칭하여서 ‘금정산’이라는 호칭이 주민들에겐 가장 친숙합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자라난 분들에게는 ‘뱀’과 관련된 명칭이 더 기억에 깊이 새겨져 있는 듯 했습니다. 그만큼 이 산주변에 뱀이 많았나 봅니다. 이 지역이 고향인 동료의원께 여쭈어 봤더니 뱀잡으러 다니던 어릴적 추억을 이야기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지난 주말에 ‘풍무동 사람들’ 회원 몇분이 등산로 주변 청소활동도 하고 산 정상에 올라 팻말도 설치하였습니다. 시민의식을 일깨우기도 할겸, 내 고장마을을 주민들 스스로 아름다운 곳으로 가꾸어 나가려는 자발적 몸짓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동장님을 모시고 그 길을 올라간 것은 동사무소 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갖고 그 주변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입구에 밤새 차에다가 쓰레기를 싣고와서 버리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골치에요. 그속에는 조개나 굴껍질까지 한아름 담겨있기도 해요.”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혀를 차면서 시민의식을 아쉬워 합니다.


‘풍무동 사람들’을 비롯한 주민들의 관심탓인지 등산로 주변은 예상보다 비교적 깨끗해 보였습니다. 팔각정인 금정정이 설치되어 있는 산 정상엔 주민 몇분이 올라오셔서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몸을 풀기도 하고 산 아래를 내려다 보기도 하였습니다. 금정정에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귤껍질이 여전히 널려있었습니다.


‘시민의식’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푸른숲 맑은 공기, 과일껍질을 버리지 마세요’

풍사회원들이 걸어놓은 팻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난 주말,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치던 날, 이곳에 올라서 땀을 흘렸을 주민들의 손길이 느껴지며 괜시리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발아래 한눈에 들어오는 풍무동 지역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난개발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아름다운 고장을 만들어 가려는 주민들의 열기가 금정정 정상에 까지 전달되어 오는 듯 했습니다.


‘그토록 많았다던 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동장님과 몇가지 사항을 체크하고 금정정을 떠나,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다 주변을 둘러보며 스쳐간 생각이었습니다.


가까운 미래 어느날엔가 난개발의 상처가 사라진 그 자리에 풍무동의 원래 주인중 하나였을 뱀 친구들도 함께 불러내어 축배를 들 날을 상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