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마송국화님의 손

김포대두 정왕룡 2007. 2. 10. 12:39
 

마송국화님의 손


어제(9일) 지역 모 신문사 사무실에서 우연히 마송국화 김선배님을 뵈었습니다.

지난 번 강경구 시장 고촌면 간담회에서 처음 뵌 후로 두 번째 만남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프에서 두 번째 만남이라는 말이 맞을 것입니다. 제 블로그를 개설한 지 얼마 안되어 방문해주신 마송국화님은 꾸준히 안부게시판에 일기예보를 올려주시거나 제 글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서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무척이나 친숙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김포에 농민운동 하러 내려오셔서 정착한 이후 지금까지 한결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마송국화님을  만나게 된것은 저에게 김포에 정착한 이후 최고의 선물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한번 뵌적이 없었던지라 고촌 지역간담회에서 뜻하지 않게 마주쳤을 때 내심 당황스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진작에 찾아뵈었어야 할 것을 이런 저런 핑계로 한번 인사도 못드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송국화님이 요즘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에서 발간하는 농정신문 기자일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생업과 지역일에 정신없이 바쁘실텐데도 새로운 일을 찾아나선 선배님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적 모습에 괜시리 제자신이 부끄러워 집니다.


고촌면 상추재배 농가를 인터뷰차 방문하러 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는 김선배님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선배님의 ‘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야말로 기름기 하나없는 까칠하고 투박한 농부의 손이었습니다. 얼굴과 다르게 유달리 희어서 어릴적부터 여자 손같다던 놀림을 자주받았던 제 손이 부끄러워 은근슬쩍 주머니속으로 감추어 버렸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농업이 위기에 처해있는 요즘 상황에서, 지난날 ‘해방세상’을 꿈꾸었던 열정을 뒤로 접은 채 ‘동지라 불렸던 사람들이 제각각 ‘망각의 현장’에 제 자신을 내맡기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즈음, 그래도 꿋꿋이 자기 한길을 달려 나가시는 김선배님의 모습은 저에게 많은 자각이 됩니다.


“의정활동 초반에 너무 힘을 소진해버려 일찍 지쳐버릴까봐 염려된다”는 말씀을 여러차례 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어차피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해결될 일이 아닌 세상, 좀 더 멀리 내다보고 긴호흡으로 체력을 길러가며 뚜벅 뚜벅 나아가보리라 다짐해봅니다.


“처음 만남도, 두 번째 만남도 다 우연이니 이거 세 번째 만남만은 꼭 준비된 만남이 되어야 할것같네요.”

인터뷰 길을 떠나시는 김선배님과 헤어지면서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한구석 부드러운 데 없이 여기저기 굳은 살이 박혀있는 김선배님의 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